
지은 밥, 밥솥에 넣어두고 있는 게 누구야? 아이들인가? 보온으로 방치하면 밥이 맛없어지니까 랩에 싸서 냉동 보관하라고 늘 하는데…….
하지만 왜 보온으로 방치하면 밥은 맛이 없어지는 걸까?
“백미는 3층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세포 안에 전분을 저장하는 세포소기관(아밀로플라스트)이 있고, 게다가 그 안에 2~3μm의 전분 알갱이가 존재합니다.
나는 쌀에 전분이 있다는 것을 안다. 상식이네.
이들 녹말은 물을 마시면 크게 부풀어 올라 흡수를 통해 약 1.2배 크기가 되고 밥을 지을 때 약 2.3배로 부풀어 오른다. 쌀은 생쌀 상태에서는 β전분이라는 결정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풀화하면 그 결정구조가 무너져 α전분으로 변합니다.
“생쌀 등의 곡물에 함유된 전분은 β전분이라 불리며 이대로는 먹을 수 없습니다. 물을 넣고 가열하면 전분에 수분이 스며들어 끈기 있는 상태의 α전분으로 변화합니다. α화된 전분은 부드럽고 단맛이 있어 소화가 잘 됩니다.
풀화라는 것은 끈기가 있는 상태가 되는 것이지. 대충 정리하자면, 생쌀은 β전분이고, 여기에 물을 넣고 가열하면……요컨대 쌀을 지으면 α전분으로 변하는 거지. 우리가 맛있다고 느끼는 건α 전분화된 쌀=밥이라는 거지.
풀이 붙은 쌀을 방치하면 서서히 탄성이 없어져 ‘노화’라는 현상이 생긴다. 결정구조에서 물이 빠져 원래 구조에 가까운β´라는 구조로 바뀝니다.
모처럼α 전분화되어 맛있어진 밥도 방치하면 수분이 빠져나가 생쌀과 비슷한 상태로 돌아가 버리기 때문에 맛이 없어진다는 거지. 그렇구나, 그렇구나, 쌀도 노화해버리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