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합형 치매 중에서도 많은 알츠하이머와 뇌혈관 장애의 합병.
혼합형 치매에도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흔한 것이 알츠하이머와 뇌혈관 장애의 합병증이다. 그 패턴은 세 가지로 생각할 수 있다.
첫 번째는 두 개가 독립적으로 병행되는 경우이다. 그러나, 생활습관으로 인해 발생하는 것과 같은 어떤 인과관계가 있을 수 있다.
두 번째는 뇌혈관 장애가 촉발되어 알츠하이머가 진행되는 경우이다. 예를 들어 우리가 먹은 약은 위나 장에서 흡수돼 혈류를 타고 온몸을 돌아다니다가 혈관에서 스며들어 원하는 장기의 세포에 도달하면 기대한 효과를 발휘하게 된다. 약이 뇌에 작용하기 위해서는 뇌혈관을 통과해야 하는데, 특히 뇌혈관은 벽을 만드는 세포가 강하게 결합해 있어 물질이 통과하기 어렵다. Blood-Brain Barrier; BBB)라고 불리는 이것은 뇌를 보호하는 방법 중 하나로 여겨진다. 하지만 뇌혈관 장애로 인해 BBB가 약해지면 알츠하이머 원인 물질 중 하나로 여겨지는 ‘아밀로이드β단백질(Aβ)’이 말초조직으로 만들어져 뇌로 쉽게 전달된다. 또 원래 BBB는 뇌 속에서 만들어진 Aβ를 배출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BBB가 손상되면 Aβ가 배출되지 않고 뇌 속에 쌓이기 쉽다. 이처럼 뇌혈관 장애가 있는 환자의 뇌에서는 Aβ 양이 증가해 알츠하이머병이 발병한다고 볼 수 있다.
세 번째는 알츠하이머 병이 뇌혈관 장애를 일으키는 경우이다. 알츠하이머 병은 뇌 안의 Aβ 양을 증가시키고, 그 중 일부는 혈관에 침착된다. 전문용어로는 ‘뇌 아밀로이드 안지오파치'(Cerebral amyloid angiopathy; CAA))라고 하며 뇌출혈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벼운 혈관 장애까지 포함하면 알츠하이머 병의 약 80%에서 어떤 혈관 장애가 합병되고 있다는 보고도 있어 알츠하이머 치매 진단을 받아도 혈관 장애의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

치매의 병형은 변화할 수도……정기적인 통원을 통한 케어의 중요성.
치매는 당장 생명에 위협이 되는 질환이 아니기 때문에, 당신은 오랜 시간 동안 그것을 지켜보아야 한다. 그 안에서 주요 질병 유형이 바뀌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다.
이전에는 알츠하이머성 치매와 뇌혈관성 치매가 완전히 다른 것으로 설명됐지만, 임상연구가 진행되면서 두 병형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알츠하이머 병의 40%에서 뇌혈관 병변의 합병증이 발견되고, 뇌혈관 치매의 40%에서 알츠하이머 병변이 발견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원래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았던 환자는 뇌졸중을 일으켜 뇌혈관성 치매로 이동할 수 있다. 반대로 뇌졸중 이후 편두통 등 운동장애가 생겨 뇌혈관성 치매로 진단받은 환자가 나중에 알츠하이머 병변을 보이기도 한다. 혼합형 치매 중에는 레비소체형과 전두엽두형의 합병 사례, 알츠하이머와 레비소체형의 합병 사례 등도 알려져 있다.
그런 환자들에 대해서는 한 번 진단된 병명이 있더라도 세월이 지나면서 달라질 수 있음을 의식하고 그때그때에 맞는 최선의 치료와 케어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알츠하이머는 점진적으로 진행되고 변화가 적기 때문에 방치되기 쉽다. 통원이 힘들다는 분에게는 치매약을 모아서 몇 달치나 내주는 의사를 고맙게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 그런 대응은 좋지 않다. 애초에 의사들이 약을 길어야 2주 정도밖에 내지 않는 것은 2주마다 병원을 찾아 환자의 증상에 변화가 없는지, 약의 효과나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는지 등을 체크하기 위해서다. 치매 병형이 바뀔 수도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환자의 변화에 신경 쓰면서 정기적으로 전문가의 조언을 받아 최선의 대응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