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 택시 기사의 해마는 발달되어 있는가? 조사와 그 이유.
‘뇌 해마의 작용·기능…기억과 공간인지력에 깊은 관계’에서도 소개했지만 해마는 기억 형성뿐만 아니라 공간인지력에도 깊은 관계가 있다.
우리가 목적지에 도달하기 위해서, 우리는 현재 우리가 있는 장소와 공간을 파악하고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에 대한 방향을 머리에 그려야 한다. 이러한 능력을 전문 용어로 ‘공간 인지력’이라고 한다. 이 공간 인지력을 담당하는 해마의 역할에 대한 매우 흥미로운 보고서가 2000년에 발표되었다.
영국 런던대 엘리너 맥과이어 박사 등은 런던 시내를 달리는 택시기사 16명을 모아 영상 진단 장비를 이용해 뇌 구조를 하나하나 자세히 조사했다(Proc Natl Acad Sci USA 97: 4398-4403, 2000). 왜 택시기사를 선택했느냐 하면 택시기사는 승객을 목적지에 틀림없이 데려다주기 위해 미리 그 땅의 길과 건물 등의 정보를 많이 기억하고 있어야 하는 데다 승객이 목적지를 지정한 순간에 머리에 지도를 그려 목적지로 차를 몰아야 하기 때문에 특히 해마를 이용해 일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해마를 사용할수록 해마가 발달한다’는 가설을 검증하는 데 적합한 대상으로 여겼기 때문이다. 실제로 조사한 결과, 택시 운전사들은 일반 사람들보다 해마가 더 크고 신경세포의 수가 많다는 것을 발견했다. 영상 진단 장치를 사용하여 뇌의 구조를 자세히 조사한 결과, 공간 인지와 관련된 해마의 부분이 일반인보다 크다는 것을 발견했다.
다만 택시기사의 해마가 크다는 것만으로는 원래 해마가 발달해 있어 지도를 잘 읽는 사람이 택시기사라는 직업을 택한 것인지, 택시기사를 하며 매일 해마를 많이 사용했기 때문에 해마가 커진 것인지 어느 쪽인지 알 수 없다. 그래서 맥과이어 박사들은 심지어 택시 운전자들 중에서도. 신입 운전자와 핸들 악수 30년 이상 근무한 베테랑 운전자를 비교해보니 베테랑 택시 운전자일수록 해마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택시기사가 돼 해마를 매일 사용하는 동안 해마가 적당히 자극받아 ‘신경신생’ 기전이 촉진되면서 해마가 커진 것으로 추정된다.

치매 예방에 여행의 효능…산책·산책으로도 효과가 있다.
이 사실을 고려하면 치매를 예방하려면 택시기사를 따라 매일 차를 운전하는 것도 한 방법일 수 있다. 하지만 차를 운전하는 것은 위험하기 때문에 무리하지 않는 것이 좋다. 그 대신에, 내가 추천하고 싶은 것은 ‘여행’이다. 당신이 살고 있는 곳을 떠나 다른 곳으로 나갈 때, 당신은 머릿속에 지도를 그리면서 이동하기 때문에 공간 인지력, 즉 해마를 적극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여행이라고 하면 ‘제대로 계획을 세우고 돈을 써서 가야 해서 귀찮다’고 생각하는 분도 있겠지만, 그렇게 거창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 집에만 있지 말고 거리를 산책하는 등 적극적으로 밖에 나가는 것만으로도 좋을 것 같아. 매일 같은 길을 걷는 것이 아니라, 가끔은 다른 코스를 걷거나 쇼핑하러 나가는 가게를 조금 바꿔보는 것만으로도 좋지. 또한, 밖에 나갈 수 없는 분은 지도나 책을 읽으면서 여행의 기분을 맛보는 것만으로도 좋을 것이다. 머릿속으로 공간과 장소 정보를 처리하려고 하는 것만으로도 해마를 작동시킬 수 있다.
쉽게 즐기면서 해마를 자극할 수 있는 것이 ‘여행’이다. 여러분, 점점 밖으로 나갑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