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을 정리하고 있는데, 옛날에 신었던 스패츠가 나왔습니다(그립다!). 매끈매끈한 스트레치 소재로, 길이는 무릎 위에 있다. 스포티하게 하고 싶은 날은 자주 마음에 드는 치마에 맞춰 입었던가…….

처음 스패츠를 본 딸이 “그거 수영복? 에어로빅용? 레깅스는…… 아니지?”라며 고개를 갸웃거린다. 나는 레깅스와 스패츠의 차이점에 대해 궁금해하고 있다.

패션의 유행이 반복될 때, 같은 아이템이지만 이름이 바뀌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청바지가 청바지가 되어, 지금은 데님이라고 불리는 것처럼. 그래서 스패츠와 레깅스도 부르는 방법이 다를 뿐이지 않을까?

조사해보니 해외에서는 하체에 딱 맞는 하의 전체가 레깅스(영어) 혹은 칼슨(프랑스어)이라고 불리고 있다. 옷감과 기장은 상관이 없고, 둘 다 모양에 차이가 없는 것 같다.

레깅스는 원래 영유아의 방한용으로 만들어진 니트 팬츠가 뿌리이며, 손톱 끝 부분은 봉지 모양이었던 것으로 여겨진다. 한편 프랑스의 칼손은 남성용 속옷을 가리키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남만 복식에서 보는 카르상의 역사적 고찰’이라는 논문에는 1550년 이후(16세기 후반) 유럽 국가에서 카르상(포르투갈어)이라 불리던 스페인 발상의 하의가 유행했다고 적혀 있다. 카르생을 스페인어로 하면 ‘카르송’, 즉 프랑스어와 같은 단어가 되며 그 의미는 역시 속옷이야. 하지만 그 당시에는 바지로 유행했다고 한다.

카르산은 포르투갈인으로부터 전해지고 있으며, 1593년(분로쿠 2년)에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아들에게 방문했을 때의 소지품에는 카르산 3벌이라는 기록이 남아 있다. 왠지 모르게 낯선 칼슨이지만, 의외로 레깅스보다 관계는 깊을지도 모른다.

자, 타이츠의 끝부분을 잘라낸 것이 레깅스와 칼슨이라면, 1980년대부터 대유행한 스패츠는? 여러 가지 설이 있지만, 영어 ‘spats’는 진흙을 막기 위해 사용하는 신발 커버이기 때문에 스패츠의 뿌리는 ‘발목부터 무릎 아래를 덮는 것’이라는 설이 유력한 것 같다. 옛날 군인들과 스키를 타는 사람들이 두르던 ‘다리 끈’, 등산용 게이터 등이다.

누군가가 스패츠라는 영어를 만들어, 의미와 용도를 착각한 채 해버렸다는 것이 진상인 것 같다. 어쨌든 결론은 원래 스패츠는 다리끈이나 게이터인데, 내가 들고 있는 스패츠는 레깅스나 칼슨이었다는 것! 그렇다고 딸에게 설명도 필요 없다고 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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